변비는 관리가 매우 어렵다.
변비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초기부터 말기까지 보이는 증상으로,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겪는 심각한 증상 중의 하나로, 변비 증상만 해결되어도 파킨슨병 증상이 훨씬 개선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변비증상은 한가지 이유가 아니라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해결이 매우 어렵다.
실제로 현재 운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파킨슨 진단을 받은 세분의 경우에도 변비가 심한 상태이며, 특히 한분은 변비를 가장 힘든 파킨슨 증상으로 호소하고 있다.
변비의 분류
변비 환자는 대장통과시간과 항문직장기능 검사(anorectal function test) 등의 배변과 관련된 대장과 항문직장의 운동생리검사를 통하여여러군으로 분류 될 수 있다. 먼저 대장, 항문의 운동생리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 군(normal tran- sit constipation)이 있으며, 대장운동이 저하되어 있는 서행변비(slow transit constipation), 항문직장의 배변기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기능 배변장애(functional defecation disorder)로 구분 할 수 있다. 이러한 배변 생리학적인 분류 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달라진다.
파킨슨병에서 나타나는 변비는 두번째에 해당하는 서행변비와 배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기능배변장애로 구분할 수 있다.
서행 변비는 전 대장에 걸친 통과시간의 지연을 특징으로 한다. 서행 변비는 대장의 추진력이 효과적이지 못하고 정상인에서 관찰되는 식후 혹은 장운동자극제의 투여 후에 나타나는 대장운동의 항진이 관찰되지 않는다. 보통 장운동은 파킨슨병 환자의 80%에서 정상인보다 2배 이상 느려져 있으며, 이로 인하여 느린 장내 물질의 수송을 보인다.
대변이 장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대변의 수분 함유량이 감소하게 되어. 대변이 딱딱해지게 되어 토끼똥과 같은 변을 보게 된다. 돌처럼 딱딱하게 변한 대변은 배변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노인의 약화된 장을 위협하게 되어 장을 압박하거나 장에 궤양을 유발할 수 있다.
파킨슨 환자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변비는 기능 배변장애인데, 기능 배변장애는 항문직장부위에 해부학적인 이상이 없이 기능적 폐쇄가 일어나거나(골반저 조율장애; dyssynergic defecation) 배변을 가능하게 하는 충분한 힘이 없어서 (inade- quate defecatory propulsion) 배변이 힘들어져 변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기능 배변장애는 이완서 변비와 경련성 변비 그리고 직장형 변비로 구분되는데 이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이완성 변비
대장운동이 약해서 변을 항문 쪽으로 밀어내지 못하고 장 속에 담고 있는 상태로 대장이 노화되어 힘이 없거나,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 혹은 부교감 신경을 억제하는 약을 복용이 (또는 반대로 교감신경이 항진이 일어나는 경우) 원인이 될 수 있다. 며칠 동안 변을 보지 못해도 별로 불편한 줄 모르며, 변이 굵고 딱딱하고, 배를 만져보면 왼쪽 복부에서 변이 만져지기도 한다.
경련성 변비
대장이 흥분하여 경련을 일으킨 결과, 변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생기는 변비로 스트레스, 위 십이지장 궤양, 담석증, 만성 췌장염, 만성충수염이 있는 사람에게 자주 나타난다. 특히 젊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고, 배에 가스가 차고 소리나 나며, 배와 머리가 아프기도 하지만 힘을 주어도 변이 나오지 않고 변을 보아도 개운치 않은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직장형 변비
직장까지는 변이 내려오나 직장에 걸려서 더 이상 내려오지 않고 항문 속에 변이 가득한데 화장실에 가면 변이 나오지 않고 힘만 드는 경우를 말한다. 정상인의 경우에는 항문 괄약근이 이완되어 항문 압력이 직장 압력보다 적어지면서 대변이 나오게 되지만, 어떤 이유로 항문관, 괄약근 등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이런 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파킨슨병의 경우 도파민의 부족으로 근육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율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질병이다. 여기에서 기능적으로 조절이 어려운 근육에는 괄약근으로 불리는 골반저근도 해당된다. 배변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항문 괄약근이 이완되어 항문 압력이 직장(대장) 압력보다 낮아지게 되어 변이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파킨슨병의 경우 변을 볼때 어떠한 이유로 과긴장이 일어나 항문 괄약근이 제대로 이완되지 못하여 변을 내보는데 힘이 들게 되어 변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파킨슨 환자에게 확인해보면 변이 딱딱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에 변이 가득찬 느낌을 갖는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파킨슨병과 싸우는 사람들의 경우 자주 보게 되는데 매우 적은 수분 섭취와 더불어 적은 식사량도 변비를 악화 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변비의 치료는
모든 병이 그렇듯이 증상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파킨슨 환자에게 있어 변비의 원인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주된 변비 원인을 찾아서 개별적인 치료를 통하여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단순히 변비라는 자가진단만으로 혹은 매일 변을 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상습적으로 자극적인 하제를 상용하는 것은 대장의 무력증을 초래하여 궁극적으로 변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항문 주변의 근육 및 신경계통의 부조화에 의한 배변장애 즉 기능 배변 장애를 방치하면, 변비가 더 악화 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
1. 변비에 가장 중요한 대증요법(공통적으로 변비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처방)으로는
(1) 물을 많이 먹게 하고(최소 하루 1리터 이상),
(2) 음식 섭취량 (특히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늘리며,
(3) 장운동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운동 (주로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양을 증가시키고,
(4) 만약 현재 복용중인 약물 중에서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이 있다면 다른 약물로 대체하거나 복용을 중단한다.
2.식이요법
변비 치료에서 가장 간단하고 생리적이며 값이 싼 치료는 고섬유 식이요법이다. 차전차피나 야채류로 대변되는 고식이섬유 처방은 대변량이 적은 변비 환자에서 대변량을 증가시키고 배변 횟수도 증가시킨다. 그러나 대장무력증(colonic inertia)을 가져오는 중증의 서행성 변비나골반 출구에서 배변 폐쇄가 있을 때는고섬유식이를 하더라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3. 파킨슨병 변비에는 괄약근 이완운동을 하자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파킨슨병에 있어 변비는 과긴장으로 인한 괄약근의 과도한 수축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과도하게 수축된 괄약근을 이완시켜주게 되면 변이 자연스럽게 배출될 수 있다.
항문 근육을 조였다 풀었다는 반복하는 운동이 괄약근 운동인데 이는 과긴장으로 인하여 과도하게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운동 방법은 간단하다.
1. 우선 골반 괄약근은 편하게 누워있거나, 앉은 상태에서 골반을 앞으로 내어서 회음부가 압박을 받지 않는 상태에서 시작을 해야 한다.
음경과 항문부위를 강하게 조으게 되면 음경-회음부-엉덩이 근육에서 수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근육이 바로 강화하고자 하는 골반 근육이다. 음낭과 항문 중간부위에 손을 대고 항문 주변을 지긋이 조으게 되면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 근육을 집중적으로 강화시킨다.
2. 골반괄약근은 대단히 약한 근육층으로 된 근육인대 다발이므로 다른 대근육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에서 시행해야 한다. 다른 대근육에 힘이 들어가게 되면, 소근육층인 골반괄약근에는 제대로 된 힘이 들어갈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3. 가장 편한게 누운 자세로 회음부가 압박되지 않는 상태에서 숨을 내쉬고 10초 정도 괄약근을 끝까지 꽉 조이게 한다. 이때 다른 근육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최대한 이완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10초 정도 놓았다가 다시 조이는 운동을 하루 100회 이상 반복한다.
4. 이러한 훈련시 조이는 골반 근육의 강도는 한가지의 강도가 아니라 강하고 약하고 중간단계로 나름대로 강도를 설정하고 이러한 강도의 변화를 반복해서 되풀이하게 되면 수개월 후 골반 근육은 강화되고 자연스럽게 변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5. 골반 조이는 운동방법으로 골반괄약근 강화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분들은 최대한 이완된 누운상태에서 항문에 빨대를 꽂은것처럼 상상을 하고 항문 빨대를 통해서 물을 지긋이 빨아당긴다는 느낌으로 항문을 조이게 되면 아주 효과적인 강화운동이 될 수 있다. 항문으로 물을 당긴다는 느낌으로 꽉 조이는 것이 아니라 지긋이 조이게 되면 약한 근육다발층인 괄약근 강화 운동이 아주 효과적으로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6. 의자에 앉은 상태일때는 음낭과 항문사이 근육이 압박되지 않도록 허리를 앞으로 최대한 내민상태에서 똑 같은 느낌으로 이완상태에서 시행을 하면 근육강화 효과를 최대화 할수 있다.
7. 골반근육강화운동의 횟수는 하루 최소 100번이상에서 시작해서 익숙해지면 수백번 이상을 일상생활에서 되풀이하면 된다. 이러한 골반근육강화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한 마음과 주변 환경이다.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편안한 방법으로 시행이 되어야 한다. 긴장이 된 상태에서는 운동효과도 저하되기 때문이다.